일본에서 집 구하기(2)임대 주택 구하기
사택이나 기숙사가 없고, 혹시 셰어하우스 같은 공동생활을 피하고 싶다면, 부동산에 연락하여 "자취" 할 곳을 찾아야 한다. 이때 한국에서 월세를 구하는 과정과 일본에서 월세를 구하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다음은 일본에서 월세를 구하는 절차에 대한 소개(일반적인 경우-예외는 있을 수 있다)와, 걸리는 시간 그리고 논란이 많은 초기 비용에 대하여 정리해보고자 한다.
[절차]
아래 절차 1~8중 가장 오래 걸리는 것은 심사기간(2주)이다. 전체적으로 1부터 입주까지 , 빠르면 3주, 무언가 추가적으로 해야할 일이 있다면 4주 정도 소요된다.
1. 부동산 연락/상담
가장 좋은 것은 입학이 결정된 학교, 혹은 취업이 결정된 회사에서 부동산을 지정/소개해 주는 것이다. 이경우, 뒤의 절차들도 쉬워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비용이 적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혹시 지정되거나 소개된 부동산이 없는 경우에는 직접 발품을 팔아서 부동산을 찾고, 연락해야 한다. 한국에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하는 것은 힘들 수도 있다. 결국 결정하기 전에 후보가 될 집(物件)을 직접 보는 것이 제일 좋으니, 후보 주택 방문을 겸하여 한번쯤 일본의 부동산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을 방문할 때 중요한 것은 "조건"이다. 부동산측에서도 고객이 정한 조건에 맞는 집들을 소개해 주기 때문에(조건이 적거나 없으면, 오히려 부동산 측에서 당황해한다), 본인의 조건을 확실히 정하고 가는 것이 좋다. 다음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조건들이다.
#대표적인 추천 조건
- 집의 형태: 철근 콘크리트(鉄筋系) 혹은 맨션(マンション): 목조나 철골 건물에 비하여 튼튼하며, 무엇보다 방음/단열이 우수. 임대용 건물보다는 거주용 건물로 지어진 경우가 많음
- 집의 구조(間取り): 집의 전체적인 Layout이다. 혼자인 경우 1DK(침실+ 거실 겸 주방+화장실과 욕실) 혹은 1 LDK(침실+거실+주방과 다이닝+화장실과 욕실)가 좋다. 1K 혹은 원룸은 한국의 원룸과 비슷하지만, 좀 더 좁다.
- 레이킨 X(礼金なし): 초기 비용에서 좀 더 설명하겠지만, 레이킨은 보증금과 달리 돌아오지 않는 돈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없는 편이 훨씬 이득이다(애초에 개인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 위치: 2층이상: 일본은 한국에 비하여 습하다. 1층에 살게 될 경우 습기와의 전쟁이다.
- 욕실/화장실 분리: 한국과 달리 일본의 화장실은 건식이 대부분이며, 건식이 관리하기도 편하다. 가능하면 욕실/화장실 분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욕실 건조기(높은 전기세의 주범이지만 있으면 좋음): 욕실 곰팡이와 안녕이다. 또한 장마철에는 속옷/양말 등 간단한 옷들을 빠르게 말릴 수 있다
- 년수: 가능하면 15년 안쪽이 집이 깨끗하다. 한 가지 예외는 리노베이션 된, 오래된 집들이가. 겉은 1980년대, 70년대 지만, 안은 최신인 집들이 있다.
- 역에서의 거리: 부동산 어플들의 10분, 15분에 5분을 더해서 생각하면 된다. 역에서의 거리와 반비례하여, 임대료가 급등하기에, 어느 정도 타협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부동산 어플의 '10분" 정도 거리라면 딱 10~15분 정도 걸리고 편하다.
#대표적인 일본 부동산 어플
아래의 부동산 어플에서, 조건을 선택하면, 조건에 맞추어 현재 입주 가능한, 계약 가능한 집들의 리스트가 나온다. 마음에 드는 집을 선택하면, 그 집을 거래하는 부동산 회사와 연결된다.
2. 후보 주택 방문/결정
부동산에 간다면 위와 같은 방 설명서와 초기 비용의 견적서를 프린트해주면서,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보라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일 바로 그 자리에서 방금 본 집들을 직접 볼 수 있다. 고객이 마음에 드는 집들을 선택하면, 부동산 직원은 관리회사와 전화하여 현재 그 집이 비어있는지, 오늘 견학이 가능한지를 알아본다. 만약 관리회사 측에서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바로 직접 집을 볼 수 있다.
부동산 직원과 차 혹은 대중교통으로 3~4군데 집을 돌아보며, 마음에 든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입주신청(申し込み)을 할 수 있다. 신청은 따로 기준은 없고 선착순이다. 보통 한 개의 집을 복수의 부동산 회사에서 취급하기 때문에 빠르게 신청하지 않는다면, 다른 부동산을 통해 그 집을 본, 다른 사람에게 그 집을 빼앗길 수도 있다(실제로 2번 정도 눈앞에서 마음에 드는 방을 빼앗겼다...)
3. 서류 제출
마음에 드는 집에 입주신청(申し込み)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래의 서류가 필요하다.
- 신분증(재류카드 혹은 여권)
- 신청서
이때 신청서의 경우 보통 다음의 정보를 요구한다. 개인정보, 직장, 직장의 주소 및 연락처(대표번호를 쓰면 ㄱㅊ), 일본인 연락인(이름, 관계, 근무지, 연락처)
그리고 추가적으로 심사를 통과했다면 통상적으로는 다음의 서류들을 요구할 수 있다.
- 은행 계좌 정보
- 원천징수 표
- 주민표
그러나 혹시 아직 내정을 받아, 아직 비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면 다음의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는 부동산과 잘 상담하여 정확히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어디서 받을 수 있는지 잘 상담해야 한다.
- 내정 통지서(내정을 받았다는 증거)
- 비자 신청서류 혹은 기타, 비자를 신청했다는 증거
4. 심사(보증회사 심사 및 집주인 심사)
일본에서는 연대보증인이 없는 경우(대부분의 외국인), 임대보증회사와의 계약을 조건으로 임대 계약을 하게 된다. 임대보증회사는 연대보증인처럼, 임차인을 보증해주는 역할(만약 임차인이 도망간다면, 임대료를 대납 등)을 하기 때문에, 임대보증회사도 임차인이 믿을만한 사람인지 심사한다.
동시에 집주인 또한 임차인을 심사하는데, 정말 케바케이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2가지 확실한 것은
1) 집주인들은 전체적으로 외국인을 싫어할 확률이 높다
2) 집주인이 개인이 아닌 법인의 경우, 외국인이어도 통과할 확률이 높다
라는 것이다.
심사는 통상 5~10 영업일 정도 걸리기에, 열흘~2주를 생각하는 것이 마음에 편하다.
5. 초기 비용 결제
심사까지 통과하였다면 부동산을 통하여 초기 비용을 결제하고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보통 심사를 통과한 경우, 부동산에서 해당 집에 대한 주요 고지사항을 구두로 설명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부동산을 방문하게 된다. 이때 초기 비용에 대한 안내와 계약서의 작성, 그리고 결제방법에 대한 안내를 듣게 된다.
6. 화재 보험/지진 보험 절차
일본에서 임차인은 화재보험과 지진 보험을 모두 가입해야 한다. 집주인 혹은 관리회사가 보험회사와 플랜을 지정한 경우와 지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 본인이 직접 찾아야 하지만, 대부분 부동산 업체가 추천하는/권유하는 업체가 있으며, 가격은 업체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편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7. 수도/전기/가스/인터넷 준비
정해진 입주일에 맞추어 수도, 전기, 가스 인터넷을 준비해야 한다. 입주일 1~2일 전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연락을 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도쿄의 경우 수도국, 전기, 가스 등은 모두 인터넷에서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인터넷 회선의 경우도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소프트뱅크, NTT 등의 대기업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미리 신청이 가능하다.
인터넷의 경우, 상황에 따라 기사님이 회선을 설치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다. 입주 하루 이틀 전에 연락한다면, 이 공사 일을 원하는 날짜/시간에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미리 하는 것이 좋다.
8. 열쇠 수령 및 입주
정해진 날에 부동산에서 열쇠를 수령하고(입주 날이 원칙이지만, 보통 전날 수령 가능). 입주할 수 있다.
[초기 비용]
계약 시 결제해야 하는 금액을 보통 "초기 비용"이라고 부른다. 통상적으로 임대료의 5~6배를 생각하면 편하다. 그래서 이사를 자주 다니면 묵 돈이 자주 깨진다... 다음은 초기 비용의 항목들이다.
- 첫 번째 달 월세(임대료의 1~1.5배): 해당 달 1일에 입주하는 경우에는 1달치 월세를, 달 중간에 입주하는 경우는 월세를 일할로 계산한 분+익월의 월세를 선납하게 된다.
- 보증금(임대료의 1~2배): 통상적으로 1달치 임대료이며, 퇴거 시 반환된다(혹시 마루나 벽지 등에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수리비를 차감한 금액을 반환한다)
- 레이킨(사례금: 礼金, 임대료의 1~2배): 집을 빌려줘서 "감사하기에"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내는 돈이다(원래는 반대가 아닌가??). 보증금과 달리 돌아오는 돈이 아니다. 점차 일본에서 없어지고 있는 추세이기에 없는 집들도 많지만, 보통 신축, 혹은 누가 봐도 조건이 좋은 집에는 어김없이 레이킨이 딸려있다
- 부동산 수수료(임대료의 0.5배~1배): 초기 비용의 항목 중 가장 쉽게 교섭할 수 있는 항목이다. 사실 법적으로 정해진 임대차 주택의 상한액은 임대료의 0.5배이며, 양쪽이 "합의한 경우" 0.5개월분을 초과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깎을 수 있을 만큼 깎는 것이 낫다. 실제로 부동산 업체들의 CF상, 1인 가구의 임대보다 가족 임대 혹은 매매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기에, 교섭에 잘 응해준다.
- 보증회사 보증료(임대료의 0.5~1배): 보증회사를 낀 경우, 최초에 보증회사에 임대료의 0.5~1배를 지불하고, 매월 1000~2000엔을 지불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 열쇠 교환비(10,000엔~20,000엔 사이):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열쇠 교환비를 임차인이 부담해야 한다.
- 청소비(40,000엔~60,000엔): 청소비를 선납하는 경우/퇴거 시 보증금에서 자동 차감되는 경우/ 퇴거시 별도로 내야 하는 경우로 나뉜다. 만약 뒤의 2가지 경우라면, 초기 비용에는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