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소시민 2024. 2. 25. 12:11

앙카라 In/Out

 앙카라 In

 괴레메에서 앙카라로 향하는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고속버스는 약 4시간~5시간 정도 걸렸으며, 앙카라 시내를 제외하고는 거의 교통체증은 없었다. 가격도 9유로 정도로 저렴했다. 버스에 화장실은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좌석도 상당히 편하여 마음에 들었다.

앙카라 성과 모스크가 있는 곳이 구시가지다
앙카라 고속버스 터미널

고속버스는 앙카라의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는데, 이곳은 시내에서 약간 거리가 있다. 지하철이 있긴 하지만, 가장 편한 것은 택시이다. 하지만 택시를 편하게 타기 위해서는 버스 터미널 출구가 아닌, 대로변으로 나가야 한다. 지하철 역을 통과하여 대로변으로 나가면 빠르게 우버를 잡을 수 있다. 

앙카라 Out

 앙카라에서 이스탄불은 기차를 통해 이동했다. YHT로 불리는 튀르키예의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약 4시간 30분가량 걸려, 이스탄불에 도착하였다. 튀르키예 국영 철도사이트를 통하여 출발 전에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열차 좌석에 성별을 지정해야 하는(왜..?) 것이 신기했다.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면 별도로 프린트 해갈 필요는 없다. 매표소 직원에게 이메일 화면을 보여주면 플랫폼으로 안내해 준다. 플랫폼에서는 여권과 예약화면을 확인한다. 

터키의 고속철도
1시간 가량 지난 시점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비즈니스 석)

 기차 내부는 우즈베키스탄의 고속열차와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 좌석이 조금 딱딱한게 흠이었지만, 4시 반 30분 동안, 버스보다는 편하게 잘 갈 수 있었다. 좌석에 콘센트도 있어 상당히 편했다. 가격도 정말 착했다. 비즈니스 석이 30,000원 정도에, 이코노미가 20,000원이었다. 당연히 비즈니스 석을 선택했다. 

앙카라 시내 교통

 앙카라 시내에는 버스와 전철 그리고 택시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스탄불과 달리, 버스와 지하철로 주요 관광지를 돌기에는 조금 시간도 걸리고 비효율적이었다. 따라서 튀르키예의 저렴한 택시를 자주 이용했다. 우버(Uber)를 통해 쉽게 택시를 부르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구 시가지의 경우 대부분 걸어서 15~20분이면 각각의 관광지에 갈 수 있었기에,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보로 이동했다. 

앙카라 동선

 앙카라에서는 총 1박2일의 시간을 보냈지만, 호텔에 짐을 풀었을 때 이미 오후 6시였기에, 사실상 둘째 날 반나절 정도만 본 것이다. 주요 관광지 중 앙카라 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갔었는데 딱 반나절 정도면 앙카라의 주요 관광지는 모두 볼 수 있는 것 같다. 

 

1/4일 저녁 이후-Haci Bayram Mosqued와 아우구스투스 신전  방문

 Haci Bayram 모스크느 앙카라와 아나톨리아 반도의 역사를 제일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로마시대에는 아우구스투스 신전으로 사용되었으며, 동로마 제국 시대에는 교회와 학교 그리고 행정 건물로 사용되었다. 이후 오스만제국 시절에는 건축자재의 일부가 모스크로 사용된, 기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로마제국의 주요 도시에서 그리스도교의 동로마제국, 그리고 이슬람의 오스만 제국을 모두 겪은 역사의 산 증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용 되었기에 신전의 내벽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1월 5일 오전-로마 목욕탕 방문

  앙카라는 로마시대 갈라티아 속주의 주도였다. 그렇기에 아직도 많은 로마시대 유적지가 남아있으며, 이곳 로마 목욕탕도 그 중 하나이다. 시내의 조금 높은 언덕에 위치한 목욕탕은, 19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발굴작업이 진행되어, 지금은 깔끔한 공원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지중해 인근의 역사적인 대도시에는 항상 이런 로마 제국의 흔적이 남아있다. 목욕탕이 있었다는 것은 , 이곳에도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에 준하는 상하수도 시설이 되어 있었다는 것인데, 1500년 전, 2000년 전 그런 인프라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지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하다. 

 

1월 5일 오전2-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약 2시간 소요) 

사진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아나톨리아_문명_박물관

 박물관의 사진을 찍는 것을 잊어버려 구글 사진으로 대체한다. 아나톨리아 지역의 여러 문명들이 남긴 유물들을 전시하는 곳이다. 문명의 교차로였던 만큼 고대부터 수많은 문명들과 국가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특히 이 박물관은 프리기아 문명과 히타이트 문명의 유물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지하에는 앙카라와 그 일대의 유적들을 다루고 있다. 중간중간 영어 설명이 누락되어 조금 불편하지만, 볼만한 박물관이었다. 

 

아나톨리아 박물관 이후 점심을 먹고, 호텔에서 짐을 찾아 기차역으로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기차역 근처의 한국전쟁 참점 기념탑을 보았다. 

 

1월5일 오후-한국전쟁 참전 기념탑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지상병력을 파병했다. 물론 NATO에 가입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파병이었지만, 너무나도 고마운 결정이었다. 먼 이국까지 와서 희생한 튀르키예의 장병들을 기리기 위하여 튀르키예 공화국 수립 50주년을 맞아 1973년 앙카라 기차역 근처에 건립되었다. 한국의 전통적인 석탑 형식을 하고 있으며, 기단부에는 검은색 돌에 희생당한 장병들의 출신지와 이름을 새겨 놓았다. 이들을 알지 못하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과 나의 삶이 존재함을 알기에, 감사할 뿐이다. 

기차역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시간이 있다면 꼭 방문해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앙카라 맛집

1. KoC CAG Kebap Ankara

 

구글 지도 검색을 통해 우연히 찾았는데 정말 맛있는 맛집이었다. 꼬치에 꽂은 케밥을 파는데, 고기가 정말 부드러웠다. 

메뉴도 정말 특이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가게는 오직 저 꼬치 하나만을 파는데, 꼬치 개수당 가격을 매기는 구조였다. 2024년 1월 기준으로 꼬치 하나당 120리라였다. 물론 이외에도 드링크를 주문할 수 있다. 

가게에 들어가면 고기를 제외한, 샐러드와 빵 등의 기본 음식들을 세팅해준다. 이후 꼬치를 하나씩 가져오는데, 그만 달라고 하기 전까지는 무한히 가져다주신다. 이후 꼬치의 숫자와 기본 상차림, 드링크를 합해서 계산하는 형식이다. 튀르키예에서 먹었던 고기 요리 중 가장 맛있었다. 

 

https://maps.app.goo.gl/4vuVACvs57XMf9hB8

 

KOÇ CAĞ KEBAP Ankara · Anafartalar, Demir Cd. No:72, 06050 Altındağ/Ankara, 튀르키예

★★★★★ · 케밥 전문점

www.google.com

2. Azim Besiktas Döner

 시장 한 구석에 있는 이 케밥집은, 튀르키예에서 먹었던 Döner케밥 중 가장 맛있었다. 또한 가격 또한 현지인 가격으로 좋은 가격이었다. 

항상 나오는 샐러드와 고추 피클은 느끼한 고기와 정말 잘 어울린다. 앙카라의 볼거리는 이스탄불과 괴레메를 보고 온 여행자에게 임팩트가 크진 않았지만, 음식만큼은 정말 맛있었다. 

https://maps.app.goo.gl/VXqLp6S7xddLTVJt8

 

앙카라 감상 

 앙카라는 터키의 법적 수도이다. 하지만 경제중심지는 아니기에 이스탄불과 같은 활기는 없었다. 밤이 되면 도시 전체가 죽은 듯이 조용해지며, 거리에 사람들도 없었다. 건축 스타일이나, 밤이 되면 도시에 사람이 없는 점이 묘하게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를 떠올리게 했다. 기차역 중심으로 활발히 재개발과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구시가지는 정말 조용했다. 관광객도 거의 없었다. 이스탄불이나 괴레메에서는 한국인이나, 중국인, 일본인 등 아시아계 관광객을 많이 만났지만 앙카라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한 명도 만날 수 없었다. 심지어 한국전쟁 참전 기념탑에도 다른 한국인 관광객은 없었다. 

 하지만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만 봤다면 아쉬웠을 것이다. 앙카라의 관광자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할지 모르지만 정말 맛있는 맛집들과 튀르키예 현지인의 삶을 옅볼 수 있는 기회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혹시 동선상, 시간상 여유가 된다면 반드시 1박 2일 정도 여행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