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가게 된 방콕
대학생 때는 세계일주도 했었고, 여행도 많이 다녔지만, 방콕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본 연휴기간인 골든 위크(4월 말~5월 초)에 장기 휴가를 갈 수 있었는데, 어디를 갈지 생각하다가, 이번엔 아예 가보지 않은 곳을 가자는 마음으로 방콕을 골랐다. 원래는 라오스만을 가려고 했지만, 왜인지 라오스 왕복 항공권보다, 방콕 in 비엔티안 out을 각기 다른 항공사로, 편도로 예약한 것이 싸서, 방콕을 가게 되었다.
방콕 도시의 느낌
방콕에는 밤11시에 도착했기에, 이튿날부터가 본격적인 방콕 여행의 시작이었다. 아침을 먹고, 호텔을 출발했다. 택시를 타고 일단 구 도심의 중심인 라타나꼬신 섬에 있는 와불상이 유명한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까지 가는 동안 방콕 거리 풍경을 관찰할 수 있었다. 뭔가 놀라울 정도로 대만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왜 대만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할 때, 대만이 인도차이나 문화의 북방한계선이라고 설명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시멘트로 포장된 것 같은 인도, 2층이 1층보다 튀어나와 있어 그늘을 만들어주는 형태의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 페인트가 벗겨진 건물 외벽 등등, 모두 대만과 유사했다. 차이나 타운은 특히 더 대만 같았다. 태국어 간판을 가린다면 대만이나 싱가포르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곳곳에 고급 타워 맨션이나 고층 빌딩들이 솟아 있어 상당히 이질적인 분위기였다.
방콕에서의 일정
방콕에서는 2박3일, 실질적으로 둘째 날, 셋째 날만 있는 관계로 상당히 압축적으로 일정을 짰다. 또한 4월 말의 태국은 한낮기온이 37, 38도에 육박했기 때문에(날씨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해 버렸다…ㅠㅠ) 많은 관광을 할 수는 없었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낮잠을 자거나, 에어컨이 나오는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냈다.
<Day1>
공항->호텔->휴식
<Day2>
호텔->왓 포(와불상)->왓 아룬(크메르 양식의 불교 사원)->점심->방콕->농카이 기차 티켓 픽업->킹 파워 마하나콘 전망대->호텔 휴식->파라곤 쇼핑몰/저녁
<Day 3>
호텔->카오산 로드->점심->아이콘 시암->마사지->저녁->방콕 끄릉텝 기차역
다시 적고보니 정말 적게 돌아다닌 것 같다. 확실히 대학생 때와 달리, 조금 더 여유가 있고, 체력은 없기에 빡빡한 일정을 짜지 않게 된다. 날씨 또한 쉽지 않았다. 요즘 한국과 일본이 많이 덥지만, 4월 말 방콕의 날씨는 다른 차원이었다. 왕궁이나 룸피니 공원 등 가고 싶었던 곳은 많지만, 시간과 날씨의 문제로 갈 수 없었다.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관광지/경험 중 몇 군데 인상적인 곳은 다음이었다.
왓 포
왓포는 지금까지 가본 절 줄 가장 특이했다. 한국, 일본의 절들과 달리 모든 것의 색채가 화려했다. 특히 탑들에 장식된 타일들이 햇빛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각 전각들의 지붕도 특이했다. 중국/동북아의 영향을 받은 듯하면서도, 비가 더 자주 와서 그런지 지붕의 각도가 훨씬 더 가파르고, 전체적으로 날렵한 인상을 주었다. 전각들 내부도 화려했다. 수수함을 추구하는 한국 일본의 불교 미술과는 미의식이 다른 것 같았다.
거대한 와불도 인상적이었다. 흡사 교토의 삽십삼간당 같이 긴 건물에 부처님에 누워있었다. 관광객들은 부처님의 머리에서 시작해, 발을 보고 다시 돌아 나왔다. 발 부분에 다 지문이 있고, 발바닥에는 부처님의 생애? 혹은 불교의 일화가 다 자개로 장식되어 있는 것에서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킹 파워 마하니콘 전망대
원래 높은 전망대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에,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실제로 가보니, 올라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방콕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이게, 방콕이 한눈에 다 보였다. 여기서 본 방콕도 신기했다. 동남아에 있는 뉴욕 같은 분위기였다. 탁한 강을 가운데 두고 뉴욕이나 시카고에 있을 것 같은 수많은 마천루들이 솟아 있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칠이 벗겨져가는 낮은 상가들과 주택들이 있다. 수많은 마천루들 사이로 툭툭이 지나는 신기한 마을이다.
맛집
비록 짧았던 방콕 여행이었지만, 음식은 기억에 남는다. 태국 음식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일본에 살기 시작한 뒤였는데, 확실히 일본의 태국음식들보다 향신료나 맛이 진했다. 그리고 맛있었다. 다음은 일부 기억에 남는 음식점들이다.
해산물: https://maps.app.goo.gl/9zoYTti4kynLVjvt7
팟타이: https://maps.app.goo.gl/ynR6ZUHhgMkqELiT8
그린 카레: https://maps.app.goo.gl/enmyyCL31XNUyZu69
푸드코트: https://maps.app.goo.gl/VvTkDM3DqzuGXidj8
교통
방콕에서 이용 가능한 교통 수단은 도시철도, 지하철, 버스, 수상버스, 툭툭, 그랩이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마지막 날 호텔->기차역을 지하철을 탄 것과, 아이콘 시암에 가기 위해 수상버스를 탄 것을 제외하면 모두 그랩으로 이동했다. 그래도 3일간 7만 5천 원 정도가 나왔다. 생각보다 저렴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혹은 인원수가 많다면 택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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